Traumdeut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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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eraser, laminating foil, microscope, light board, ipad
20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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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6


Installation Views, Völklingen, 2016

Traumdeutung
Poster
420x59.4 cm
2016
Traumdeut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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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ment
(DE) Das Projekt Traumdeutung war ein temporäres Laboratorium aus dem Kunstkontext und der psychoanalytischen Theorie wodurch Formulierungen von Plastizität entwickelt wurden. Dabei halfen Geschichten/Aufzeichnungen von meinem für über ein Jahr geschriebenes Traumtagebuch, eine Forschungsgrundlage zu schaffen. Die Texte wurden durch Radiergumi in unbewusster Form dargestellt, konserviert und zur Beobachtung vorgelegt.
박현호. 예술 노동자의 삶. (2017). pp100-141
3. 제 2부, 꿈의 해석 (Traumdeutung)
“무의미해 보이는 꿈조차 의미로 가득 차 있다.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그 의미를 삶의 언어 로 번역하는 것이다”, Sigmund freud
1부에서 우리는 예술노동자의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실천적 방법에 관한 실험들을 살펴 보며 삶을 재생산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 1부의 실험 들과 일정기간 겹치는 시기에 진행했던 은밀한 탐구를 계속해보려 합니다. 우선 나(예술노 동자)는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 하면서 실증적이면서 동시에 유희적인 분석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어떤 독자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두려 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분석은 미술적 맥 락안에서 신경증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신경병리학적 정신분석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둘 필 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프로이트의 저서 제목인 “꿈의 해석”을 패러디 하 는 수준에서 언어- 유희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의 핵심은 자유연상법 에 있습니다. 그리고 자유연상법이란 편안한 소파에 앉아 변증법식 대화 전개를 통해 쏟아 내는 일종의 자기고백입니다. 단단하게 닫히 문, 방어기제,을 열고 들어가기 위해 나는 무엇 보다 프로이트의 자유연상법을 핵심으로 전개해 나갈 것 입니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 꿈 분석은 한계가 있습니다. 프로이트는 꿈 분석에 있어 아버지와의 관계, 성적 욕망의 억압에 대해 집착한 면이 있습니다. 그것에만 의지하면 무의식적 사고는 그저 꿈의 작업에 따라 왜곡되는 관계로만 정의될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꿈분석의 모자란 부분에 분석 심리학을 도입할 것 입니다. 분석심리학은 꿈을 무의식이 전송한 하나의 메시지로 간주합니다. 무의식은 의식이 그 메시지의 본의를 이해하고 삶을 바꾸어 나갈 때 까지 그 전송행위를 멈추지 않습니다. C.G.Jung 은 이러한 측면에서 프로이트와 달리 무의식에 의식의 자아보다 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어떤 원형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자기’라고 불렀으며, 이에 다다르는 과정을 “개성화 과정(Individuationsprozess)”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그의 연구중 일부를 인용하면, “무의식은 의식에서 억압된 것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그 자체로 존재하며 자율적으로 정 신기능을 조정하여 전체가 되도록 한다. 인간심성의 중심에 그러한 조절자가 있으며 인간 은 누구나 의식의 표층에서 살지 않고 의식과 무의식을 포괄하는 전체 정신(Ganzheit)을 실현함으로써 전체 인격의 중심에 도달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향은 후 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선험적으로 무의식에 내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융의 분석심리학 꿈 분석의 핵심은 “대극의 합일”을 말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꿈에 등장한 불쾌한 인간이나 사물에는 대극적 특성들이(나와 맞지않는) 존재하는데, 이것을 동화시키는 행위를 통해 인간은 성숙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동화과정을 “윤리적 선택”이라고 불렀으며, 큰 맥락에서 다시 “개성화 과정”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진단과 치유의 “개성화 과정”을 지나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는 예술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한 유희적 요소와 관련한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어떤 독자적인 해석을 통하여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 생각입니다.
3.1. 꿈의 해석
2013년 8월 31일에 기록된 꿈의 단편적인 표상에 대한 몇 단어를 시작으로 2015년 5월 7일까지 작성된 꿈의 일기는 약 200편입니다. 나는 이것을 토대로 꿈을 분석하려 합니다. 몇 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다시 꿈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마냥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란 생각에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까지 미루어 두었던 분석작업을 이제야 시작하는 이유는 분석작업의 객관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시점으로부터 충분한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 거리를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곳에 공개하게 될꿈 일기중 일부를 선별하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어떤 꿈에선 나를 포함한 내 지인들의 사적인 경험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여 도덕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일기는 제외하고 꿈의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 예를들면 압축이나 전이, 대치, 묘사,상징, 퇴행 같은, 일기를 우선적으로 선별하였습니다.다른 한편으로 어떤 일기는 그 자체로 실험문학적인 가치를 드러내는 듯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든 일기는 잠에서 깨어난 즉시, 즉 잠에서 덜 깬 상태로 핸드폰에 입력된 것이기에, 일반적인 의식적 글쓰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이러한 지점에서 어떤 문학적 잠재의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꿈을 해석함에 있어 완벽함이란 없습니다. 나의 해석은 단순히 삶의 혼란스러움을 정리정돈하고, 무질서함에 질서를 부여하는 하기 위함만은 아닙니다. 그 이상을 위하여. 삶을 풍부하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해석의 다양함이 요구 됩니다. 나의 시도는 이런 토양위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밝혀둡니다. 나는 꿈 텍스트 원본의 성격을 해치지 않기 위해 단순한 오타를 제외하고는 될 수 있는 한 원본 그대로를 사용할 것 입니다.
2013년 8월 31일 새벽 두 시경에 잠에서 깼는데 전체 꿈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아무리 기억 을 더듬어도 단 한 장의 이미지만이 머리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나는 잠이 덜 깬 상태로 이 렇게 적고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산에 심어 놓은 불과 놀아나는 돗자리. 한달 뒤인 9월 24 일 새벽 다섯시 경에 또 잠에서 깨어나서는 살, 몸통, 고기, 선, 실, 묶음. 이라고 적고는 잠 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는 이 시점부터 꿈을 꾸고 난 후에 남은 잔상만이라도 노트해 두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아주 재밌는 문장을 남기게 됩니다. 무릎 꿇은 숫자 4, 등장한 친구들은 누구? 발기하여 사라진 꿈. 아침 8시 22분에 작성된 이 문장은 신체의 변화로 인해 잠에서 깨어난 순간에 사라지고 있는 희미한 꿈을 더듬고 있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26일에는 문장이 조금 더 길어지게 됩니다. 철문을 열고 나오는데 떠오르는 남자, 얇은 몸과 문 틈새. 외삼촌이 무언가를 알아채 버렸다. 동생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웠다. 약 한달간의 시도 끝에 묘사력은 더 증가합니다. 친구 M과 학교 행사에서 후배에게 폭행당하였다. 굴욕감을 감추기 위해 평화주의자인양 19 행동했다……, (상황 전환) 사촌 형 C와 낯 선 그의 친구와 비행기이면서 동시에 차인 탈것 을 타고 이동중에 사고를 당하였다. C는 자신의 친구가 목신경계이상으로 많은 보험비가 청구될 것이라 했다. 신기한 장면과 탈 것의 체험. 친구 M과 학교 행사에서 후배에게 폭행당하였다. 굴욕감을 감추기 위해 평화주의자인양 행 동했다 : 친구 M은 고등학교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 중 한 명입니다. 나는 어떤 계기로 그들 과 멀어지게 되었는데 오랫동안이나 그 일을 두고 후회했습니다. M은 당시에도 덩치가 크 고 힘이 세기로 유명했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왠지 의지가 되었습니다. 후배에게 폭행을 당한 일은 사실과는 다릅니다. 왜 꿈이 이런 왜곡을 만들어 냈는지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술집에서 학교 후배들과 시비가 붙은 적이 있었음을 기억해 냈습니다. 몸 싸움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내게는 불쾌하고 모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실제로 나는 그들 앞 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두려움을 감추려 했었는데 꿈은 나의 모순적인 행동과 불안에 대해 보 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촌 형 C와 자동차비행기를 타고 사고를 당했다. C는 자신의 친구가 목신경계이상으로 많 은 보험비가 청구 될 것이라 했다 : 10년 전 쯤에 사촌 형 C와는 실제로 자동차 문제로 논쟁 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사실 문제는 내쪽에 있었지만 그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터라 신경질적으로 그를 대했던 것 같습니다. 꿈에서는 그의 친구가 크게 다친 사건이 벌어졌고 그는 나 에게 다시 보험료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내게 복수하고 있습니다. 신기한 장면과 탈 것의 체험 :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자동차가 결합된 기계와 그것을 타고 이 동하며 바라 본 풍경들은 아마도 영화 속에 등장했던 이미지들을 토대로 구성된 것일 것입 니다. 일단 처음으로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나는 꿈을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면서 대상과 사건들에 편견이나 비판의식등을 갖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꿈에 등장한 재료들의 출처들에 대해 천천히 추적하였고 그를 통해 꿈의 의미와 동기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이트의 말대로 꿈은 소망 충족에 기여한다는 사실 또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하나의 꿈을 더 꾸게 됩니다.
아버지와 한밤중의 어둑한 강을 수영했다. 어떤 약속 때문이었는데 강에 무언가 출현한다고 하였다. 아버진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간판 ‘schnarschen (코를 골다)’
아버지와 한 밤중의 어둑한 강을 수영했다. 어떤 약속 때문이었는데 강에 무언가 출현한다고 하였다 : 나는 한 밤중의 바다에서 옛 애인과 수영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한 밤중에 물에 들어가면 시각적인 정보는 최소화되고 청각과 촉각이 극대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몸 안의 모든 감각이 살아 날뛰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동시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라는 공포가 엄습하는 것을 견뎌야 했습니다. 이러한 모순된 상황에서 나는 묘하게도 일순간 평안해지는 고요함을 경험했습니다. 꿈에서는 그런 어둑한 강에 아버지와 함께 있습니다. 나는 평생 아버지를 증오 했는데 그 이유는 그는 항상 일방적인데다 자신이 원하는데로 사람들 이 협조하지 않으면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꿈속에서도 아버지는 어디를 가야하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어떤 약속, 무언가 나타난다, 등과 같이 애매모호한 답을 하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우선은 처음으로 꿈에 독일어가 등장한 꿈입니다.
아버지는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간판 ‘schnarschen(코를 골다)’ : 부모님이 이혼하기 전 아버지는 몇 년을 일을 하지 않고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술에 취해서는 낮과 밤을 가리 지 않고 코를 골고 자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성격이나 무능력함 보다도 그의 코골이를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때때로 꿈은 나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아주 우스꽝스러운 상황으로 재현해 보여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꿈일기를 적어야 겠다고 결심한 지 몇 주 지났을 때, 꿈을 기억하고 저장하는 일이 쉽지 않 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잠에서 깨어나 달아나고 있는 이미지 조각들을 잡으려 발버둥쳐도 결국 손에 잡히는 것은 한 두 문장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이런 압박감을 잘 보여주는 꿈 을 꾸기도 했습니다.
꿈속에서 나와 어떤 사람 오직 둘만이 알 수 있는 ‘싸인’을 정했는데 깨어나서도 결코 기억해 낼 수 없다. : 10월 2일, 오전 7시 33분 꿈에서 꿈일기를 작성했다. 지금 모습 그대로 .: 10월 30일 오전 7시 24분 꿈은 쉽게 망각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슈트릠펠은 꿈의 망각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보입니다. 그는 현실에서도 우리가 미미하게 지각했던 것은 기억에 남지 않고 사라진다고 비교 하며 꿈 역시 그러한 특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꿈은 잠에서 깨어나면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흩어져 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강렬한 꿈들은 몇 년이 지나도 생생하 게 기억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는 꿈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사건들이 단편적이지 않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로 사건의 고립됨이 없이 연결되어 있을 때 오래 기억에 남는 것 처럼 말입니다. 꿈에서 일어난 서로 연결고리를 잃은 사건들은 눈이 떠짐과 동시에 들어오는 세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정보의 방해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슈트룀펠은 꿈이 쉽게 사라지는 원인을 사람들의 무관심에서 찾습니다. 그에 대한 근거로 꿈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대부분 꿈 연구에 몰두하면서 더 많은 꿈을 꾸고 기억해 낸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나 역시 내 꿈을 분석하면서 나의 일기쓰기가 점차 발전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단어의 나열에서 시작하여 문장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으며 시간이 더 지나자 몇 개의 사건들을 결합된 형태로 서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약 세 시간 동안 6개의 짧은 꿈들을 저장하기도 하였습니다...(중략)
3월 5일 오전 11시 46분
외할머니 칠순잔치. 행사는 여러 장소에서 있었다. 마지막 칠순잔치는 외갓댁에서 했는데 나
는 실뭉치를 들고 있었고 좁은 차에 타고 있었다. 도착해서 어느 고택에 들어섰는데 요리시
합을 하고 있었고 나는 맨 앞에 앉아 심사에 참여 했다. 우리가 지지하는 사람에게 투표했지
만 무승부. 결국 연장을 하게 되었는데 음식재료는 현장에 있는 것을 사용하기로 했다. 둘러
보니 포도, 가지, 곶감, 귤 등이 있었다…….
나는 고택을 나와 외할머니 칠순 행사하는 방으로 옮겨갔는데 이미 케이크에 촛불을 끈 상
태였다. 난 외할머니를 안고서 한참을 울었는데 이상하게 발이 저절로 춤을 추듯 원을 그리
며 돌았다. 막내 이모는 무슨이유인지 할머닌 슬퍼서 운게 아니고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니까 착각하지 말라 했고 난 못들은 척 지나쳤다. 다시 다른 건물로 이동해서 앉아 있는데
외할머니가 말씀을 하실 수 있으셨다.(외조부모님 두분은 청각,언어 장애인) 버벅거렸지만
다 알아 들을 수 있었다. 난 할머니에게 어떻게 말을 하셨냐고 물었더니 물을 많이 마셔서 그
렇다고 하셨다.
3.4. 꿈의 왜곡과 저장에 관한 실험
꿈 일기를 작성한 지 6개월 정도 지나자 꿈에 대한 기억력과 묘사력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이곳에 옮길 수 없는 수많은 일기 증에 몇 편은 이보다 훨씬 많은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기도 합니다. 능력이 증대될수록 꿈에 등장한 수많은 재료들의 출처와 그 의미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약 일 년 동안 작성된 200여 편의 끔 일기에 등장한 인물은 총 111 명이었습니다. 그중에 적어도 두 번 이상 등장한 인물들은 49명, 낯선 인물과 식별 불가능한 왜곡된 인물은 셈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개인별로 보자면, 제일 많이 등장한 인물은 동생(31회)이었으며, 부모의 등장 횟수 역시 각각 28회로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이어서 애인이 높은 횟수로 등장하였고, 친구나 사회에서 맺은 관계, 유명인사들은 비교적 낮은 횟수로 등장했습니다. 단체별로 보면 가족과 비슷할 정도로 고등학교 친구들의 단체 출현이 무려 27회나 되었으며 중학교, 초등학교는 각각 단 1회뿐이었습니다.
나는 이 통계를 통해 특정한 시기의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가 꿈에 많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를 1994년~2000년으로 좁힐 수 있었습니다. 꿈을 작성한 시기인 2013년에 나는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경증 증세가 심해질수록 꿈은 내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이 시기의 인을과 사건들을 등장시키고 있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끔은 내가 십수 년째 방치한 상처들을 치유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매시지를 보내고 있던 샘이었습니다. 나는 끔 일기를 수십 번 정독하고 나에게 벌어진 모든 사건들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꿈이 그렇게 했듯 나의 기억들을 왜곡하고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저장하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박현호. 예술 노동자의 삶. (2017). pp100-141
3. 제 2부, 꿈의 해석 (Traumdeutung)
“무의미해 보이는 꿈조차 의미로 가득 차 있다.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그 의미를 삶의 언어 로 번역하는 것이다”, Sigmund freud
1부에서 우리는 예술노동자의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실천적 방법에 관한 실험들을 살펴 보며 삶을 재생산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 1부의 실험 들과 일정기간 겹치는 시기에 진행했던 은밀한 탐구를 계속해보려 합니다. 우선 나(예술노 동자)는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 하면서 실증적이면서 동시에 유희적인 분석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어떤 독자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두려 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분석은 미술적 맥 락안에서 신경증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신경병리학적 정신분석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둘 필 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프로이트의 저서 제목인 “꿈의 해석”을 패러디 하 는 수준에서 언어- 유희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의 핵심은 자유연상법 에 있습니다. 그리고 자유연상법이란 편안한 소파에 앉아 변증법식 대화 전개를 통해 쏟아 내는 일종의 자기고백입니다. 단단하게 닫히 문, 방어기제,을 열고 들어가기 위해 나는 무엇 보다 프로이트의 자유연상법을 핵심으로 전개해 나갈 것 입니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 꿈 분석은 한계가 있습니다. 프로이트는 꿈 분석에 있어 아버지와의 관계, 성적 욕망의 억압에 대해 집착한 면이 있습니다. 그것에만 의지하면 무의식적 사고는 그저 꿈의 작업에 따라 왜곡되는 관계로만 정의될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꿈분석의 모자란 부분에 분석 심리학을 도입할 것 입니다. 분석심리학은 꿈을 무의식이 전송한 하나의 메시지로 간주합니다. 무의식은 의식이 그 메시지의 본의를 이해하고 삶을 바꾸어 나갈 때 까지 그 전송행위를 멈추지 않습니다. C.G.Jung 은 이러한 측면에서 프로이트와 달리 무의식에 의식의 자아보다 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어떤 원형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자기’라고 불렀으며, 이에 다다르는 과정을 “개성화 과정(Individuationsprozess)”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그의 연구중 일부를 인용하면, “무의식은 의식에서 억압된 것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그 자체로 존재하며 자율적으로 정 신기능을 조정하여 전체가 되도록 한다. 인간심성의 중심에 그러한 조절자가 있으며 인간 은 누구나 의식의 표층에서 살지 않고 의식과 무의식을 포괄하는 전체 정신(Ganzheit)을 실현함으로써 전체 인격의 중심에 도달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향은 후 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선험적으로 무의식에 내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융의 분석심리학 꿈 분석의 핵심은 “대극의 합일”을 말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꿈에 등장한 불쾌한 인간이나 사물에는 대극적 특성들이(나와 맞지않는) 존재하는데, 이것을 동화시키는 행위를 통해 인간은 성숙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동화과정을 “윤리적 선택”이라고 불렀으며, 큰 맥락에서 다시 “개성화 과정”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진단과 치유의 “개성화 과정”을 지나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는 예술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한 유희적 요소와 관련한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어떤 독자적인 해석을 통하여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 생각입니다.
3.1. 꿈의 해석
2013년 8월 31일에 기록된 꿈의 단편적인 표상에 대한 몇 단어를 시작으로 2015년 5월 7일까지 작성된 꿈의 일기는 약 200편입니다. 나는 이것을 토대로 꿈을 분석하려 합니다. 몇 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다시 꿈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마냥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란 생각에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까지 미루어 두었던 분석작업을 이제야 시작하는 이유는 분석작업의 객관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시점으로부터 충분한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 거리를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곳에 공개하게 될꿈 일기중 일부를 선별하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어떤 꿈에선 나를 포함한 내 지인들의 사적인 경험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여 도덕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일기는 제외하고 꿈의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 예를들면 압축이나 전이, 대치, 묘사,상징, 퇴행 같은, 일기를 우선적으로 선별하였습니다.다른 한편으로 어떤 일기는 그 자체로 실험문학적인 가치를 드러내는 듯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든 일기는 잠에서 깨어난 즉시, 즉 잠에서 덜 깬 상태로 핸드폰에 입력된 것이기에, 일반적인 의식적 글쓰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이러한 지점에서 어떤 문학적 잠재의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꿈을 해석함에 있어 완벽함이란 없습니다. 나의 해석은 단순히 삶의 혼란스러움을 정리정돈하고, 무질서함에 질서를 부여하는 하기 위함만은 아닙니다. 그 이상을 위하여. 삶을 풍부하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해석의 다양함이 요구 됩니다. 나의 시도는 이런 토양위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밝혀둡니다. 나는 꿈 텍스트 원본의 성격을 해치지 않기 위해 단순한 오타를 제외하고는 될 수 있는 한 원본 그대로를 사용할 것 입니다.
2013년 8월 31일 새벽 두 시경에 잠에서 깼는데 전체 꿈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아무리 기억 을 더듬어도 단 한 장의 이미지만이 머리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나는 잠이 덜 깬 상태로 이 렇게 적고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산에 심어 놓은 불과 놀아나는 돗자리. 한달 뒤인 9월 24 일 새벽 다섯시 경에 또 잠에서 깨어나서는 살, 몸통, 고기, 선, 실, 묶음. 이라고 적고는 잠 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는 이 시점부터 꿈을 꾸고 난 후에 남은 잔상만이라도 노트해 두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아주 재밌는 문장을 남기게 됩니다. 무릎 꿇은 숫자 4, 등장한 친구들은 누구? 발기하여 사라진 꿈. 아침 8시 22분에 작성된 이 문장은 신체의 변화로 인해 잠에서 깨어난 순간에 사라지고 있는 희미한 꿈을 더듬고 있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26일에는 문장이 조금 더 길어지게 됩니다. 철문을 열고 나오는데 떠오르는 남자, 얇은 몸과 문 틈새. 외삼촌이 무언가를 알아채 버렸다. 동생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웠다. 약 한달간의 시도 끝에 묘사력은 더 증가합니다. 친구 M과 학교 행사에서 후배에게 폭행당하였다. 굴욕감을 감추기 위해 평화주의자인양 19 행동했다……, (상황 전환) 사촌 형 C와 낯 선 그의 친구와 비행기이면서 동시에 차인 탈것 을 타고 이동중에 사고를 당하였다. C는 자신의 친구가 목신경계이상으로 많은 보험비가 청구될 것이라 했다. 신기한 장면과 탈 것의 체험. 친구 M과 학교 행사에서 후배에게 폭행당하였다. 굴욕감을 감추기 위해 평화주의자인양 행 동했다 : 친구 M은 고등학교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 중 한 명입니다. 나는 어떤 계기로 그들 과 멀어지게 되었는데 오랫동안이나 그 일을 두고 후회했습니다. M은 당시에도 덩치가 크 고 힘이 세기로 유명했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왠지 의지가 되었습니다. 후배에게 폭행을 당한 일은 사실과는 다릅니다. 왜 꿈이 이런 왜곡을 만들어 냈는지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술집에서 학교 후배들과 시비가 붙은 적이 있었음을 기억해 냈습니다. 몸 싸움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내게는 불쾌하고 모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실제로 나는 그들 앞 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두려움을 감추려 했었는데 꿈은 나의 모순적인 행동과 불안에 대해 보 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촌 형 C와 자동차비행기를 타고 사고를 당했다. C는 자신의 친구가 목신경계이상으로 많 은 보험비가 청구 될 것이라 했다 : 10년 전 쯤에 사촌 형 C와는 실제로 자동차 문제로 논쟁 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사실 문제는 내쪽에 있었지만 그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터라 신경질적으로 그를 대했던 것 같습니다. 꿈에서는 그의 친구가 크게 다친 사건이 벌어졌고 그는 나 에게 다시 보험료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내게 복수하고 있습니다. 신기한 장면과 탈 것의 체험 :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자동차가 결합된 기계와 그것을 타고 이 동하며 바라 본 풍경들은 아마도 영화 속에 등장했던 이미지들을 토대로 구성된 것일 것입 니다. 일단 처음으로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나는 꿈을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면서 대상과 사건들에 편견이나 비판의식등을 갖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꿈에 등장한 재료들의 출처들에 대해 천천히 추적하였고 그를 통해 꿈의 의미와 동기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이트의 말대로 꿈은 소망 충족에 기여한다는 사실 또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하나의 꿈을 더 꾸게 됩니다.
아버지와 한밤중의 어둑한 강을 수영했다. 어떤 약속 때문이었는데 강에 무언가 출현한다고 하였다. 아버진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간판 ‘schnarschen (코를 골다)’
아버지와 한 밤중의 어둑한 강을 수영했다. 어떤 약속 때문이었는데 강에 무언가 출현한다고 하였다 : 나는 한 밤중의 바다에서 옛 애인과 수영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한 밤중에 물에 들어가면 시각적인 정보는 최소화되고 청각과 촉각이 극대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몸 안의 모든 감각이 살아 날뛰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동시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라는 공포가 엄습하는 것을 견뎌야 했습니다. 이러한 모순된 상황에서 나는 묘하게도 일순간 평안해지는 고요함을 경험했습니다. 꿈에서는 그런 어둑한 강에 아버지와 함께 있습니다. 나는 평생 아버지를 증오 했는데 그 이유는 그는 항상 일방적인데다 자신이 원하는데로 사람들 이 협조하지 않으면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꿈속에서도 아버지는 어디를 가야하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어떤 약속, 무언가 나타난다, 등과 같이 애매모호한 답을 하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우선은 처음으로 꿈에 독일어가 등장한 꿈입니다.
아버지는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간판 ‘schnarschen(코를 골다)’ : 부모님이 이혼하기 전 아버지는 몇 년을 일을 하지 않고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술에 취해서는 낮과 밤을 가리 지 않고 코를 골고 자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성격이나 무능력함 보다도 그의 코골이를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때때로 꿈은 나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아주 우스꽝스러운 상황으로 재현해 보여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꿈일기를 적어야 겠다고 결심한 지 몇 주 지났을 때, 꿈을 기억하고 저장하는 일이 쉽지 않 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잠에서 깨어나 달아나고 있는 이미지 조각들을 잡으려 발버둥쳐도 결국 손에 잡히는 것은 한 두 문장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이런 압박감을 잘 보여주는 꿈 을 꾸기도 했습니다.
꿈속에서 나와 어떤 사람 오직 둘만이 알 수 있는 ‘싸인’을 정했는데 깨어나서도 결코 기억해 낼 수 없다. : 10월 2일, 오전 7시 33분 꿈에서 꿈일기를 작성했다. 지금 모습 그대로 .: 10월 30일 오전 7시 24분 꿈은 쉽게 망각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슈트릠펠은 꿈의 망각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보입니다. 그는 현실에서도 우리가 미미하게 지각했던 것은 기억에 남지 않고 사라진다고 비교 하며 꿈 역시 그러한 특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꿈은 잠에서 깨어나면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흩어져 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강렬한 꿈들은 몇 년이 지나도 생생하 게 기억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는 꿈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사건들이 단편적이지 않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로 사건의 고립됨이 없이 연결되어 있을 때 오래 기억에 남는 것 처럼 말입니다. 꿈에서 일어난 서로 연결고리를 잃은 사건들은 눈이 떠짐과 동시에 들어오는 세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정보의 방해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슈트룀펠은 꿈이 쉽게 사라지는 원인을 사람들의 무관심에서 찾습니다. 그에 대한 근거로 꿈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대부분 꿈 연구에 몰두하면서 더 많은 꿈을 꾸고 기억해 낸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나 역시 내 꿈을 분석하면서 나의 일기쓰기가 점차 발전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단어의 나열에서 시작하여 문장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으며 시간이 더 지나자 몇 개의 사건들을 결합된 형태로 서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약 세 시간 동안 6개의 짧은 꿈들을 저장하기도 하였습니다...(중략)
3월 5일 오전 11시 46분
외할머니 칠순잔치. 행사는 여러 장소에서 있었다. 마지막 칠순잔치는 외갓댁에서 했는데 나
는 실뭉치를 들고 있었고 좁은 차에 타고 있었다. 도착해서 어느 고택에 들어섰는데 요리시
합을 하고 있었고 나는 맨 앞에 앉아 심사에 참여 했다. 우리가 지지하는 사람에게 투표했지
만 무승부. 결국 연장을 하게 되었는데 음식재료는 현장에 있는 것을 사용하기로 했다. 둘러
보니 포도, 가지, 곶감, 귤 등이 있었다…….
나는 고택을 나와 외할머니 칠순 행사하는 방으로 옮겨갔는데 이미 케이크에 촛불을 끈 상
태였다. 난 외할머니를 안고서 한참을 울었는데 이상하게 발이 저절로 춤을 추듯 원을 그리
며 돌았다. 막내 이모는 무슨이유인지 할머닌 슬퍼서 운게 아니고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니까 착각하지 말라 했고 난 못들은 척 지나쳤다. 다시 다른 건물로 이동해서 앉아 있는데
외할머니가 말씀을 하실 수 있으셨다.(외조부모님 두분은 청각,언어 장애인) 버벅거렸지만
다 알아 들을 수 있었다. 난 할머니에게 어떻게 말을 하셨냐고 물었더니 물을 많이 마셔서 그
렇다고 하셨다.
3.4. 꿈의 왜곡과 저장에 관한 실험
꿈 일기를 작성한 지 6개월 정도 지나자 꿈에 대한 기억력과 묘사력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이곳에 옮길 수 없는 수많은 일기 증에 몇 편은 이보다 훨씬 많은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기도 합니다. 능력이 증대될수록 꿈에 등장한 수많은 재료들의 출처와 그 의미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약 일 년 동안 작성된 200여 편의 끔 일기에 등장한 인물은 총 111 명이었습니다. 그중에 적어도 두 번 이상 등장한 인물들은 49명, 낯선 인물과 식별 불가능한 왜곡된 인물은 셈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개인별로 보자면, 제일 많이 등장한 인물은 동생(31회)이었으며, 부모의 등장 횟수 역시 각각 28회로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이어서 애인이 높은 횟수로 등장하였고, 친구나 사회에서 맺은 관계, 유명인사들은 비교적 낮은 횟수로 등장했습니다. 단체별로 보면 가족과 비슷할 정도로 고등학교 친구들의 단체 출현이 무려 27회나 되었으며 중학교, 초등학교는 각각 단 1회뿐이었습니다.
나는 이 통계를 통해 특정한 시기의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가 꿈에 많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를 1994년~2000년으로 좁힐 수 있었습니다. 꿈을 작성한 시기인 2013년에 나는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경증 증세가 심해질수록 꿈은 내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이 시기의 인을과 사건들을 등장시키고 있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끔은 내가 십수 년째 방치한 상처들을 치유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매시지를 보내고 있던 샘이었습니다. 나는 끔 일기를 수십 번 정독하고 나에게 벌어진 모든 사건들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꿈이 그렇게 했듯 나의 기억들을 왜곡하고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저장하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